본문/내용
‘The worst thing in the world is to live without opportunity or hope.`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은 기회와 희망 없이 산다는 것입니다.`
책 서문에 또박또박 적힌 영어 문장을 중년의 우리나라 아줌마가 썼다는 사실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왜? 이런 멋진 말을 아줌마가 그것도 영어로 쓰지 말란 법이 있나? 하지만 나는 미련하게도 그것이 낯설었다. 그건 무지막지한 편견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것은 나에게 그런 편견과 고정관념을 하나 둘씩 제거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가발공장 직원에서 미 육군 소령, 하버드대 박사과정에 이르기까지....로또 복권 당첨보다 더 기막힌 인생 역전을 일궈낸 서진규. 그녀의 인생은 도전과 성취 이 두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지지리 가난했던 어린 시절, 그대로 평범하게 여공으로 살아갈 수도 있었지만 과감하게 서울로, 또다시 미국으로 나가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시작했던 그녀. 안되면 죽어버릴 각오로 임했던 그녀만의 배짱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나라면 그녀처럼 그렇게 내 인생을 위해 모험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그녀의 도전을 지켜보며 끊임없이 이런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를 다그쳤다. 더군다나 그 시절, 그 나이에, 여자로...
세상에, 희망 없이 산다는 일의 막막함을 무엇에 견줄 수 있겠는가?
소심한 내게 그녀, 서진규는 이렇게 반문했다. 그래, 그런 가슴 가득한 막막함이 그녀를 쉬지 않고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을 것이다. 여성으로써 가족과 사회의 편견을 깨고 남자들의 세계인 군대에서 소령이 되기까지가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면서 성취감을 통해 희망 없이 살았던 시간들을 단숨에 살아있는 시간으로 바꾸어놓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