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김춘수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들
김춘수가 1952년에 발표한 꽃을 살펴보면 시적인 분위기나 주제의 측면에서 있어서 그렇게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서술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시에서 가장 기본이 되면서 내용의 축을 이루고 있는 내용은 ‘나와 너와의 관계’이다. 이 관계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시인은 내가 어떤 다른 사람과의 특별한 관계가 성립함을 꽃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꽃’으로 이르기에는 ‘이름’을 불러주는 단계가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단지 이름을 부른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인지한다는 그 자체로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서로 상호간의 존재의 이유를 확인한다는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이러한 모습은 이 시의 뒷부분에 나오는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하는 부분에서 언급하는 것을 통해 이해 될 수 있겠다.
이 시 ‘꽃’에서 꽃의 의미성은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는 부분에서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는 꽃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들은 모두 / 무엇이 되고 싶다’는 부분을 통해 ‘무엇’이 ‘꽃’으로 이해될 수도 있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로 이해될 수도 있는 것이며, 이 시에서는 ‘다른 존재와의 의미 있는 관계’를 바라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 하겠다.
김춘수는 ‘릴케’에 대해서 대단한 관심을 보이며, 릴케가 제시한 變容(Verwandlung)의 논리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며, 실제로 김춘수 자신이 릴케에 대해 ‘릴케와 天使’나 ‘릴케的인 實存’이라는 제목의 글들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모습들은 릴케의 시인 적인 정서를 나름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다시 자신의 생각대로 표현하려고 한 이후 1956년의 ‘꽃’을 통해 살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