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계급과 성을 초월하여 진실한 사랑을 하고자 하는 쥴리의 꿈과 신분 상승을 꾀하고자 하는 쟝의 꿈은 서로의 성 접촉으로 잠시나마 실현된다. 현실로 돌아온 쥴리는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이 자신이 타락하고 추락했음을 깨닫는다. 약혼자까지도 강아지 훈련시키듯 채찍을 뛰어 넘으라던 귀족 여인으로서의 그 당당함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명령을 하던 입장에서 이제는 쟝에게서 명령받고 이끌리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불 장난 이후 쟝의 태도는 당당해 진다. 스위스로 함께 도망가겠다던 그의 계획은 쥴리가 돈이 없어 경제적으로 가치가 없게 되자 쥴리에게 창녀라는 말도 서슴치 않는다. 오히려 아가씨같이 천한 핏줄을 가진 분과는 결혼할 수 없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쟝은 쥴리 앞에서는 피지배자가 아니다. 그는 지배자이며 정복자인 것이다.
이 극의 전반부만 보면 관객들은 아마도 계급을 초월한 쥴리의 사랑과 오랫동안 아가씨만을 사모해오던 쟝의 사랑이 아름답게 결실을 맺을 것을 기대했을 지도 모른다.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연인들 바사니오와 포오셔, 그리고 로렌조와 제시카처럼 여러 가지 장애물을 극복하고 사랑을 성취한 장면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극은 우리의 기대와는 정 반대로 쥴리를 자살로 몰아 넣고 있다. 이것은 그 당시 19세기 후반의 사회 구조 및 가치관의 영향이 아닐 수 없다. 당대는 계급과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사회였다. 거기에 개인의 자유와 감정을 중시하며 인간을 상품 취급하는 부르조아 개인주의 사회이기도 하였다. …
이 극의 전반부만 보면 관객들은 아마도 계급을 초월한 쥴리의 사랑과 오랫동안 아가씨만을 사모해오던 쟝의 사랑이 아름답게 결실을 맺을 것을 기대했을 지도 모른다.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연인들 바사니오와 포오셔, 그리고 로렌조와 제시카처럼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