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엄석대는 초등학교 5학년으로, 한 반의 급장을 맡고 있다. 겉으로는 순진한 척, 착한 척을 하여 윗사람들을 속이고, 속으로는 치밀한 계략으로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아이들을 억누른다. 서울에서 시골학교로 전학 온 한병태는 급장인 엄석대의 비민주적이고 가식적인 행동에 거부감을 느낀다. 그는 나름대로 엄석대의 부당한 행동에 맞서기로 결심하고 선생님께 엄석대의 부정행위를 고발하기도 하고, 부모님께 학교 사정을 설명해보지만 선생님과 부모님은 오히려 엄석대를 두둔한다. 학급 친구들도 자신을 따돌리고 엄석대에게 모두 복종하자 결국에는 한병태도 그에게 충성을 다짐하고 그와 타협하게 된다. 자신의 힘으로는 엄석대의 왕국을 무너뜨릴 수 없음을 알고, 허망하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권력에 안주하고 만 것이다. 엄석대에게 굴종하면서부터 한병태는 말할 수 없는 평화를 누린다. 너무도 허망하게 끝난 싸움이고 또한 그만큼 어이없이 시작된 굴종이었지만 그 굴종의 열매는 달았다. 오래고 끈질긴 반항 끝에 이루어진 굴종의 열매라 특히 더 달았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한병태 그가 엄석대의 질서 안으로 편입된 게 확인되면서부터 석대의 은혜는 폭포처럼 쏟아졌다. 그러나 일년 후,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쪽으로 바뀐다. 패기 만만하고 젊은 6학년 담임 선생님은 첫 시간에 학급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간파하였고, 차츰 그 원인을 알아내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