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다음으로 「청산별곡」이 갖고 있는 내용적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청산별곡」의 연구에서 극명한 결론을 얻지 못하는 것은 ‘가던새’ 등 몇 개 어휘의 뜻을 풀이하지 못함에 있다. 그리하여 「청산별곡」어석에 대하여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음이 현 학계의 실정이다.
어석의 문제에서 가장 초점이 되었던 것은 ‘가던새’와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이다. ‘가던새’는 ‘날아가던 새’와 ‘갈던 사래’로 해석되고 있는데, 제3연의 ‘우러라 우러라 새여’와 연결되기 때문에 전자로 보는 견해가 더 우세한 듯하다. 그러나 ‘갈던 사래’로 보는 입장에서도 농경민이 화자가 되어, ‘논밭을 버리고 산으로 쫓겨났으니 쟁기에 이끼가 묻었을 것이다. 그래도 지난날을 잊을 수 없어서 아래쪽을 내려다보는 심정을 이렇게 하소연하지 않았나 싶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더 관심을 끄는 것은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에서 ‘가지고’의 주체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정병욱은 ‘가지고’의 주체를 ‘본다’의 주체와 동일한 것으로, 즉 1인칭으로 보았는데, 이승명은 ‘~으란’은 용언이 주로 비일인칭일 경우에 잘 호응한다는 것에 착안하여 ‘가지고’의 주체를 ‘새’로 보고 제3연의 가의를 다음과 같이 규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