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 시에서 화자는 눈물젖은 고구마를 먹어봤노라고 말하는 듯 하다. 화자는 고구마를 먹으며 생의 희노애락을 보낸 인물이 분명하다.
처음 류시화 시인의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서 이 시를 접했을 때, 나는 그냥 웃었다.
남자 고구마여
여자 고구마여
나는 두 손으로 너를 감싼다
이 부분을 읽고도 웃지 않는다면, 대체 언제 웃어야 할까. 사실은 시의 전문이 웃음을 유발한다. 같은 시집의 다른 시들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시에서 시인은 너무도 친절하게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시에 써넣어 버린다. 그렇게 해서 시를 음미하는 흥이 깨졌고, 다시 읽고 싶은 시로 남지도 못한다.
고구마는 주식이 아니다. 감자나 고구마가 주식처럼 사용되던 가난한 시대도 있었지만, 그런 시절에도 주식은 밥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시인은 고구마를 너무도 사랑해 마지 않은 나머지 찬미한다. 겨울이면 고구마를 까먹으며 여가를 보내고, 텔레비전을 보고 신문을 읽으며 소일했을 것이다. 고구마를 먹던 여느 겨울에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친구가 죽었을수도 있고, 연인과 헤어졌을 수도 있다. 그 때에도 화자는 고구마를 먹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