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성과 민족문제를 가지고 여성학회 등에서 몇번의 논쟁을 거쳤다. 그러나 만족할 정도로 충분한 논의는 아직 이루지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젠더사에 대해서도 1990년대 전반의 논의가 좀더 심화되어 진전되지는 못한듯하다. 여성학, 여성사 연구자로서 성과 민족문제, 젠더사에 대한 관심이 없는 이는 없을 터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를 둘러싼 논쟁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각기 자기영역에서 연구하느라 비쁜 연구자들은 이 과제를 안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 역시 책임을 느끼면서도 한국정신대연구소에서 몸담고 지낸 만8년동안 연구자와 활동가의 두 길 위에 엉거주춤하게 선채 바쁜 세월을 보냈다.
그런데 의외의 곳에서 이 문제 논의에 자극을 받게 되었다. 우에노 치츠코(上野千鶴子)의 책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에 이미 {가부장제와 자본제}로 소개된 적이 있는 그는 이번에는 내셔널리즘과 젠더, 그리고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들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의 매끄러운 글솜씨와 일본에서의 다양한 논의를 자신의 논리에 따라 해석하는 것에 많은 시사를 받았으나 한편으론 그의 시각에 대해 많은 문제점을 느끼게 되었다. 게다가 박종철출판사에서 이책을 번역 간행하고 또 잘못된 시각에 별 지적도 없이 호평의 책소개가 신문에 실리는 것을 보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미룰 수 없다는 절박감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책의 구성과 관점
한글판 번역서는 한국어판 서문, 1부 국민국가와 젠더, 2부 일본군‘위안부’문제를 둘러싸고, 3부 ‘기억’의 정치학, 저자와 역자의 후기, 연표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 이글들은 1996, 1997년의 여러 회의에서 논의된 것을 가필 수정하여 이루어졌다. 일본어로 이 책이 간행(1998년)된 이후 지금도 일본에선 그의 글과 관련하여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여기서 군위안부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2부와 3부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그것은 1부가 일본근대여성사에 대한 이…
필자는 여기서 군위안부문제를 논의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