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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년대 전후문학이 보여주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전후의 상황적 암울함에 대한 비판과 거부를 들 수 있다. 전후세대 작가들에게는 폐허화된 현실 자체가 삶의 터전이었고, 그것이 그들의 문학의 기반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후의 현실은 그러기에 작가들의 의식 속에 어둡게 그려졌고, 언제나 불안과 절망으로 표출되곤 하였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시대, 그리하여 어느 것도 신뢰할 수 없는 시대를 박경리는 <불신시대>라고 명명했거니와, 김성한, 선우휘, 오상원 등은 이에 정면대결 하는 의식의 치열성을 보여주고 있다. 손창섭이나 장용학 같은 작가는 철저한 부정의 정신으로 일관했고, 전광용, 이호철, 김광식 등은 풍자적인 시선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전후문학이 드러내고 있는 저항의식의 본질은 그 긍정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자기 논리의 파행성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이러한 정신적 지향 자체가 자기 인식과 현실상황에 대한 자각을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후 현실은 오직 폐허의 암울함으로만 눈에 비치고 있었으므로, 그 상황적 구체성이 다양한 각도에서 전체적으로 파악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전후세대의 작가들은 폐허의 현실 속에서 저항을 내세웠지만 그 외양적 포즈는 서구적인 실존주의적 경향을 추구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전후의 작가들이 인간의 근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위해 저항한다고 할 때, 그 저항의 대상은 막연한 기성세대이거나 사회 윤리적인 문제였다. 더구나, 이들의 작품은 상당 부분 패배감과 허무의식, 무기력과 무의지의 속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고문헌
1. 권영민, 『한국현대문학사』, 민음사, 1990.
2. 신영덕, 『한국전쟁과 종군작가』, 국학자료원, 2002.
3. 김윤식, 『한국현대문학비평사론』, 서울대학교 출판부,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