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ꡐ건반 위의 순례자가 된 소년ꡑ이란 제목 아래 백건우에 대한 저자의 어린 시절 추억을 시작으로 백건우의 음악적 행보와 그 의미가 차분하게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가 연주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계기로 작곡가 쇼팽에 대한 짤막한 언급이 더해진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살았다, 식의 연대기적 서술이 아니라 이 곡을 썼을 때의 쇼팽에 대한 일화라서 곡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차원으로 짤막하고 인상깊었다. 이렇게 불과 4~5장으로 한 곡에 대한 설명을 써주고 있지만 내용은 실로 아기자기하다. 기행문처럼 작가가 여행한 음악 관련 장소들의 풍취를 멋들어지게 적는가 하면 작가의 힘겨웠던 일화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앨범이라도 넘기듯 아련하게 풀어놓기도 한다. 곡에 얽힌 작가의 개인적인 감상과 함께 그 곡의 작곡가에 대해 설명하고 그리고 화제는 그 곡을 연주한 지휘자나 연주가에게로 넘어간다. 브람스나 베토벤 등 잘 알려진 작곡가들에 비해 내가 잘 몰랐던 지휘자나 연주가들의 파란 많은 생애나 일화에 대한 언급은 라면에 김치가 맛을 더하듯 곡을 이해하고 즐기는데 더 풍부한 정보를 제공했다. 게다가 문외한인 내게는 버겁기 짝이 없던 명연주 음반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은 정말 꿀맛 같았다.
서문에서 ꡐ이 책은 클래식 음악 해설서도, 명반 가이드도 아닌, 한 남자의 음악과 음반에 관한 편력기ꡑ라고 적었지만 안에 담긴 정보는 넘칠 만큼 풍부하다. 클래식 음반 매장에 들어가 복잡하게 적힌 곡명과, 외래어로 빡빡이 적인 연주자와, 같은 곡이라도 여러 다른 녹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어떤 걸 고를지 머리 아프게 고민한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고마움이 가슴을 적실 것이다.…
서문에서 ꡐ이 책은 클래식 음악 해설서도, 명반 가이드도 아닌, 한 남자의 음악과 음반에 관한 편력기ꡑ라고 적었지만 안에 담긴 정보는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