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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처음 글을 쓴 것은 초등학교 6학년인 듯싶다. 느닷없이 교무실로 불려간 몇몇 성적이 좋은 학생들에게, 문예작품 제출 공문이 내려왔으니 뒷동산에 올라가 작문을 하나씩 써서 내라는 통에, 어떨결에 글을 써 본 것이 시인의 기억에 남아 있다. 시인이 글에 눈을 뜨기 시작한 때는 중학교 3학년, 당시 작문 교사였던 조병화 시인과 김광식 선생을 만난 때인 것 같다. 이전까지에는 글이란 특별한 것을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었던 시인은 비로소 이 세상 모든 것이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후, 시인의 집에 세들어 살던 여순경이 국화 화분을 깨뜨린 평범한 이야기를 쓴 <국화와 여순경>, 시골에서 기르던 묏새와의 추억을 쓴 <묏새의 추억> 등이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널리 읽혀지던 《학원》지에 실렸는가 하면, 학교신문에 고무신을 소재로 한 글이 실리기도 했다. 이때부터 시인은 몇몇 친구들과 어울려 이 집 저 집을 몰려다니며 이른 바 문예수업을 했던 모양이다. 《여명》이라는 등사판 문집을 만들 정도였다 하니 열의가 대단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은 신문과 교지를 만드느라 학교 수업도 빼먹고 출판사와 신문사를 돌아다니며 다른 학교 문예반 학생들과 어울리기도 했는데, 그때 어울렸던 친구들이 지금 현역 문인으로 다수 활동하고 있다.
시인이 시를 쓰기 시작한 때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다. 이전까지는 주로 산문을 써왔는데, 문예작품 낭독회 같은 학교 행사에 출품하기는 산문보다는 시가 적절했고, 시가 아무래도 산문보다 한 수 위인 것만 같은 엉뚱한 생각이 들어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시인은 그의 산문에 적고 있다. 그 무렵, 하이틴의 연정을 노래한 <한시에>가 서울 고등학교에서 주는 경희문…
대학을 졸업하고 시인은 군대에 들어간다. 사병으로 들어가 대한민국의 남자로서의 의무를 다하며 평범한 경력을 쌓은 것이다. 그러나 시인의 문학에 대한 열의는 군대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