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들어가면서
소설은 문학이고 , 문학은 언어예술이다. 따라서 소설 역시 언어를 바탕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동시대의 작가들이 소설 속에 쓰는 언어는 거개가 비슷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 바로 소설을 읽는 재미이기도 하다.
분명 한 작가가 즐겨 쓰는 언어들은 독자들에게 그 작가의 작품을 읽는 기쁨을 준다 . 그러나 더욱 분명한 것은 인기에 영합하는 동시대·동세대적 언어가 아니라 그 시대를 반영하면서도 세월을 꿰뚫고 살아남아 있는 언어를 통해 그 작가의 생명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인식의 바탕 위에 작가 박완서의 작품 속 언어들의 참맛을 소개하고자 한다 . 그의 전기적 사실과 관련하여 그의 작품에서 추려낸, 그만의 어휘를 통해 박완서 소설 읽기의 독특한 재미를 찾아본다.
Ⅱ. ‘박완서’라는 소설가, 그리고 그의 어휘들
박완서는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문단에 발을 들여놓은 후 30여 년의 창작 기간 동안 14 편의 장편소설과 단행본 10 권 분량의 단편소설을 발표한 다작의 작가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6·25 전쟁과 분단이 남긴 정신적·물질적 상처를 묘사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그 영역을 확대·변모시켜 왔다. 등단 초기의 작품들은 6·25전쟁으로 인해 현대인들이 어떻게 삭막해져 가는가를 그리고 있으며, 이후에는 그러한 전쟁세대·중산층의 허위의식을 날카롭게 고발하는 작품으로 발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