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2. 본론
그의 해석학에는 그처럼 현실을 바꾸기 위한 정치적 설득력에 대한 관심이 깊게 배어 있다. 그의 해석학은 상징 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에게서 상징이란 현실을 새로 쓰기 위한 상상력이 발휘되는 곳이다. 그래서 그는 구조주의와 달리 언어의 지시성을 강조한다. 언어는 세상을 가리키고 상징 언어는 새로운 세상을 가리킨다. 조교로 데리고 있던 데리다와 나중에 은유 이론을 놓고 논쟁을 벌인 것도 새로운 세상을 일굴 능력과 관련된 문제다. 한편 새 세상을 만들려면 사상이 존재론에 흡수되어서도 안 된다. 인간의 주체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 저 쪽에서 오는 소리 곧 존재의 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사람이 할 말을 해야 한다. 한 말 곧 텍스트를 해석하면서 사람은 할 말을 하고, 그 말은 존재의 말을 듣는 말이면서 동시에 사람이 할 말을 하는 말이다. 그 점에서 그는 하이데거를 비판한다. 그가 데카르트의 코기토를 비판하고 칸트의 선험 주체를 비판하면서도 반성 철학의 전통을 어떻게든 살리려고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끌어들이면서도 인식론적인 노력을 한참 돌아서 존재론으로 가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가 근대의 주체를 비판한 것도 현실 변혁과 관련된 것이다. 데카르트의 코기토가 사람을 운명론에서 벗어나게 하고 세상의 주인이 되게 함으로써 역사 의식을 가져왔지만, 역사주의는 타자성을 모르는 답답한 보수주의가 될 요소를 안고 있다. 그 점에서는 데카르트 이후 헤겔에 이르는 의식 철학 뿐 아니라 마르크스의 사상도 마찬가지다. 진정으로 새로운 것은 타자성에서 온다고 할 때 그 타자성을 인정하려면, 자기가 아는 자…
그가 근대의 주체를 비판한 것도 현실 변혁과 관련된 것이다. 데카르트의 코기토가 사람을 운명론에서 벗어나게 하고 세상의 주인이 되게 함으로써 역사 의식을 가져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