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세상에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이성간의 사랑이 존재한다. 첫눈에 느끼는 사랑, 한 달이면 식어버리는 사랑, 십년이 지나고 이십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사랑. 그 사랑들이 오래 두고 되새겨 보게 되는 것인지, 혹은 한순간의 불장난이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이별을 경험한 뒤, 그 사람을 만났던 시간이 길고 짧음과 관계없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마음 속 곳곳에 자잘한 유리 파편처럼 박혀 버려 쑤시고 아픔에도 불구하고 어찌할 수 없어 견디고 있는 것이라면 당신은 진심으로 그 사람을 사랑했던 것이다. 그만큼 남자가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 여자가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절대치만큼의 아픔도 감당해야 함을 의미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는 쥰세이라는 남자와 아오이라는 여자의 사랑, 아니 그보다는 사랑보다 더 길었던 힘들고 아픈 기다림을 그린 책이다. 이 책은 여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책들과 다르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책이 두 권으로 나뉘어 있어 하나는 쥰세이의 이야기, 하나는 아오이의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는 것이다. 또한 두 책 모두를 한 작가가 쓴 것이 아니라, 쥰세이 이야기(Blue)는 츠지 히토나리라는 남자 작가에 의해 아오이 이야기(Rosso)는 에쿠니 가오리라는 여자작가에 의해 쓰여진, 엄밀히 따지자면 서로 다른 작가의 손을 거쳐 나온 다른 책이다. 일본에서 아쿠다가와 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가, 츠지 히토나리와 여자 무라카미 하루키로 평가받는 에쿠니 가오리가 2년 동안 실제로 연애를 하듯 편지를 주고 받으며 공동 작업을 해 일본의 한 월간지에 연재를 하다가 두 가지 색깔의 책으로 동시에 출간하게 된 것이 바로 ‘냉정과 열정 사이’다. 남성 작가가 남자 이야기를 따로 쓰고, 여성 작가가 여자 이야기를 따로 써 소설의 내용이 더 절실하게 다가옴은 물론이거니와 두 개의 책이 맞거울처럼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
책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