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는 지구상에 유일하게 분단되어 있는 나라인 꼬레에만 못가고 분단되어 있지 않은 모든 나라에 갈 수 있는 꼬레 출신 망명자였다. 꼬레는 `돌아갈 수 없다`하므로 오히려 더 줄기차게 부르는 땅이었다. 그는 고향이 있으면서 동시에 없고, 조국이 있으면서 동시에 없는 모순을 살아야 했고, 그 모순은 그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시작된 모순이었다.
그곳에서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왔소?`라는 질문에 `꼬레 뚜 꼬레`(남한도 북한도 아닌 그냥 꼬레)라고 대답했던 그는 빠리에서 유일한 꼬레출신 택시운전사였고, 빠리의 한국인 사회에도 낄 수 없고 스스로 멀어져야 했던 이방인들중의 이방인이었다. 사람이 그립고 외로웠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택시운전사의 생활은 그를 지켜주었고 생존의 속박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었으며 바쁜 생활은 외로움도 잊게 해주었다.
그는 프랑스사회의 똘레랑스와 일본의 `오오까의 밀감`이야기를 우리가 꼭 수입했으면 한다. 오오까의 밀감이란 고문의 공포때문에 훔치지도 않은 밀감을 훔쳤다고 자백하게 한 이야기로 진실을 밝힌다는 미명 아래 고문을 하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를 일깨운다. 그럼 `한 사회와 다른 사회의 만남`에서 그의 가슴에 가장 깊게 각인된 똘레랑스란 무엇인가?
똘레랑스란 첫째로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와 다른 사람의 정치적,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이다. 따라서 그런 사회에선 강요나 강제하는 대신 토론하고 상대를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 사회생활에서 똘레랑스는 소수에 대한 다수의, 소수민족에 대한 대민족의, 소수 외국인에 대한 다수 내국인의, 약한 자에 대한 강자의, 가난한 자에 대한 가진 자의 횡포를 막으려는 이성의 소리로, 권력의 횡포로부터 개인을 보호하려는 의지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