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있었던 일이었나? 하는 생각을 뒤로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어가면서 나는 예전에 읽어보았던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 <불>, 등의 소설처럼 이 작품 역시 현진건님의 소설답게 구수한 글 솜씨와 서민들의 애달픈 삶, 또 글의 결말부에 쓸쓸한 여운이 남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니의 죽음은 나에게 있어서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소설이었다. 죽음을 문턱에 놓고 계신 할머니는 가끔 정신을 놓치시는 일이 많지만 하루, 이틀...일주일... 자손들의 간호 속에 가쁜 숨을 연명하고 계신다. 생가에서 온 ˝조모 병환 위독˝이라는 전보를 받고 급히 할머니를 찾아간 ´나´는 항상 있었던 일처럼 이번에도 항상 아프시던 할머니가 또 위독해지셨구나 하며 혹시 이번엔 상을 치르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조급한 마음으로 생가로 간다. 이미 많은 자손들이 할머니의 죽음을 염려하며 생가에 모여들었지만...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자손들이 정말 할머니의 죽음을 걱정하여 모여들었는지 의문이 생겼다. 겉으로는 효도하는 것처럼 밤새 할머니를 간호하고 뒤를 가리지 못하는 할머니의 이불이며 옷가지를 빨아드린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명분만 내세운 체면치레가 아니었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할머니의 관을 미리 마련해 놓고, 가끔 정신을 놓쳐 이상한 말씀을 하실 때 그걸 큰 화재거리인양 크게 떠들고, 엉덩이에 욕창이 생길 정도로 누워 계시기만 고집하고, 비록 욕창이 생겼어도 한 번 일어나 앉고 싶으신 할머니를 꿋꿋이 말리며 누워 계시는 것이 아프지 않다고 말리는 사람들, 시간이 지나도 계속 병세가 오락가락하는 할머니를 보고 자신들의 개인적인 일도 많은데 할머니 곁에만 있으려니 답답한 맘에 언제 돌아가실 지 의사에게 물어보는 자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