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2. 여성 인물의 자아 인식과 현실대응 양상 비교
(1) 운영의 자아 인식과 현실대응 양상
『운영전』에서 운영의 자아는 김진사를 만나기 전과 후의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김진사를 만나기 전의 운영은 수성궁 생활에서 일시적 답답함을 느꼈을 뿐, 타고난 재주와 미모로 궁궐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별 탈 없이 생활해왔다. 즉, 자신의 처지에 대해 전혀 고심하고 있지 않은, 자아의 각성이 없는 상태의 삶을 영위해왔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진사를 만나고 난 후 싹튼 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처지를 새삼 돌아보게 되었으며, 여성으로서의 자아를 인식하게 된다. 이는 김진사에게 보낸 서간에도 잘 나타나 있다.
……만약 남자로 났던들 이름이 당세에 빛날 것이 올시다만, 불행히 여자로 난 까닭에 원한이 깊고 은연중에 홍안박명의 몸이 되었습니다. 한번 심궁에 갇히매 나중에 따라 죽을 외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인생이 한번 죽은 후에 누가 이것을 알아주겠습니까.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원한이 맺히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아, 나의 운명을 어떻게 하여야 좋습니까. 수를 놓다가도, 비단을 짜다가도 한번 애닯은 생각을 하면 걷잡을 수없이 짜던 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