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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나 사물은 어느 한순간의 의식 혹은 무의식과 만나 닫힌 과거를 여는 열쇠가 된다. 문이 열리고 자연이나 사물이 환기시킨 추억은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감정의 여운이나 색감, 혹은 냄새까지도 재현한다. 글 속의 주인공이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자신을 뒤돌아보는 동안 초대된 관객인 독자는 주인공의 내면까지도 들락이며 그 모든 것을 포괄하여 즐기는 것, 이것이 바로 동화 `코찔찔이 영철이`를 느끼는 방식이 아닌가 한다.
아카시아는, 예솔이에게 있어서 전학간 친구인 영철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중요 모티브다. 또한 `코찔찔이`에게 예솔이가 건네준 휴지는 영철이의 할머니를 자연스럽게 등장시키면서 글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해 나가는 모티브가 된다. 예솔이의 관점이 이 모든 뼈대를 떠받치는 축인데도 불구하고, 배경음악과도 같은 영철이의 가정환경은 곳곳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걷었다 하며 줄거리의 탄력을 주도하면서 독자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고 있다.
영철이의 주변상황이 `코찔찔이 영철이`에서 갖는 의미는 크다. 동화는 동시와 더불어 매우 한정적인 연령의 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셈인데, 특히 단편의 경우 개인이나 그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인물의 삶 역시 단편적으로 설정될 수 밖에 없는 문학장르적 고민을 선험적으로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코찔찔이 영철이`에서 드러난 영철이의 삶의 배경은 영철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어렴풋하게나마 미래를 투시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단편동화의 공간적 한계를 훌쩍 넘어선다. 저자가 대부분 암시해 줄 뿐 직집적인 서술을 우회한 영철이의 삶의 이면을 들여다 보기로 하자.
그는 큰 덩치와 무던한 성격조차 바보같아 보이는데 일조를 하는 지저분하고 가난기가 줄줄 흐르는 외모를 갖고 있다. 그는 왜 코를 줄줄 흘리고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한 얼굴로 늘 준비물을 챙기지 않고 학교엘…
그는 큰 덩치와 무던한 성격조차 바보같아 보이는데 일조를 하는 지저분하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