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이건 내가 내 고종사촌 형이 ‘떠넘기다시피’해서 받은 책이다. 뭐, 세계 명작 50선이라고 주면서, 어머니 왈 “이거 다 읽기 전에 다른 책 읽지 마라.” 라는 협박성 다분한 ‘부탁’ 때문에 읽은 책이다.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은 이 책은 표지에 얼굴이 반으로 나누어져, 한쪽은 권위 있는 의사의 얼굴을, 한쪽은 흉측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다. 표지만 봐도 대충은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괴기소설’이다. 하지만 반면에, 우리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통렬하게 꼬집는 책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줄거리는 많은 쪽수에 비해, 간단하다. 평소 권위 있는 의사이자 박사로서, 세상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DR.지킬(지킬 박사)는 사실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드러난 표면에서는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추앙받지만 집안에서 자신의 권위에 해가 되지 않도록, 자신 내면의 선과 악을 분리시키는 약을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날, 지킬 박사는 드디어 내면의 심리의 선과 악을 분리시키는 화학약품을 만드는데 성공하고, 그것을 복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지킬 박사 내면의, 아니 온 세상 사람들의 악을 표방하는 ‘하이드’씨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내가,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었을 때) 정말 나는 전율했다.
정말 느껴지지 않는가? 한 권위주의자의 악이 탄생하는 모습을! 우리 자신의 악이, ‘하이드’라는 이름으로 탄생하는 모습을!
어쨌든, 하이드 씨로 변한 지킬 박사는 그대로 밤거리로 뛰쳐나간다. 그리고 악의 상징처럼, 소녀를 폭행하고, 쓸데없이 시비를 걸고 다닌다. 이 장면에서, 나는 처음에는 ‘에이, 이게 악의 상징이야?’라고 느꼈지만, 점차 ‘절대 악은 오히려 선해 보인다.’라는 말의 뜻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킬 박사의 친구인 에터슨 변호사는 친구에게서 이상한 점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밤만 되면 그 조신하던 친구가 어딘가로 사라진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