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같이 주인공은 무언가 잃어버리고, 또한 그것을 다분히 의식하면서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격식을 차리고, 몸에 밴 점잖고 침착한 태도를 잃지 않던 주인공이 다른 관련자로부터 그가 기억 못하는, 그로서는 끊긴 시간 속에서의 행적에 관해 듣게 된다. 그래서 그는 다른 것은 잃는 한이 있더라도 끊긴 시간을 이을 수 있는 단서만은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집요한 추적을 한다.
취기 속에서 평소의 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을 두고 그것이 과연 진짜 자신의 정체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면서부터 `잃어버린 자아`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이다. 그는 끊긴 시간 동안 그의 또 다른 자신에 대한 강한 의구심으로 이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음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의 내부에도 갇혀 사는 미친 분신이 있어 그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그를 뚫고 달아나 하룻밤 제멋대로 횡행했음이 아닐까?
또 다른 자신을 그는 그가 기억 못하는 시간 속에서 발견하고 있다.
나의 경우에 비추어 볼 때,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데에서 자아를 발견할 때가 있다. 또한 아주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그러한 때를 상기해 보면서 나는 벌써 이야기의 주인공 김경태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자기 정체를 잃어버리는 것. 그것은 불행한 일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보일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이 방황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러한 종류의 `유실`이 아닐까? 그것을 느낄 수 있거나 없는 것에 따라 다른 자신의 면모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잃어버리지 않는 성질이 있지만, 그 날 끊긴 시간 속에서의 손실로 허전한 느낌마저 가지지 않게 된다. 엄청난 손실이었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손실을 느끼고 있는 주인공은 대중 속에서 어느 분류에 속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