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작품의 감추어진 의미를 찾아내기란 매우 힘들지만, 표면적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 전체 내용은 크게 4단락으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단락 :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한다.
둘째 단락 : 13인의 아해 모두가 무섭다고 한다.
셋째 단락 : 그 중의 어떤 아해가 무서운 아해든, 무서워하는 아해든 상관없다.
넷째 단락 :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지 않아도 좋다.
이 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3이라는 숫자이다. 13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1) 당시 우리 나라의 도(道)가 13도였다는 것으로 식민지 조국을 상징
(2) 최후의 만찬에 참석한 예수와 12제자를 상징
(3) 무수(無數)의 상징
(4) `13의 금요일`처럼 가장 불길한 숫자로서의 상징
(5) 일종의 국외적(局外的)성격을 띤 사물을 상징 등 다양하게 해석된다. 이 작품에서의 의미는 분명하지는 않으나 `오감도`의 까마귀의 불길함과 연관지어 볼 때, 이 13이라는 숫자도 불길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
13인의 아해 모두가 `무섭다`며 질주하는 것은 공포심 때문이다. 아해들이 질주하는 길이 막다른 골목이기에 그들이 공포에 떤다고 할 수 있지만, 마지막 연에서 길은 뚫린 골목이라도 상관없다고 한 것을 보면 아해들의 공포에는 이유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뚜렷한 이유가 없는 공포는 곧 불안에 가까운 것으로 도로를 질주하는 13인의 아해는 결국 불안을 앓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그들이 질주하는 행위는 자신들의 정체 모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것이다. 불안감을 갖고 있는 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을 까마귀가 내려다보는 풍경이란 더욱 불안하고 음산한 느낌까지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