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아직도 / 이마를 가려 / 귀밑머리를 땋기 / 수줍어 얼굴을 붉히던
너는 지금 이 / 바람 찬 눈보라 속에 / 무엇을 생각하여
어느 곳에 있느냐 //
머리가 절반 흰 / 아버지를 생각하여 / 바람 부는 산정에 있느냐
가슴이 종이처럼 얇아 / 항상 마음 아프던 / 엄마를 생각하여
해 저무는 들길에 섰느냐 / 그렇지 않으면
아침마다 손길 잡고 문을 나서던 / 너의 어린 동생과 / 모란꽃 향그럽던
우리 고향집과 / 이야기 소리 귀에 쟁쟁한 / 그리운 동무들을 생각하여
어느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느냐 //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너 어느곳에 있느냐」부분(1950. 12 :『너 어느곳에 있느냐』에 수록)
위 시는 한때 전선의 병사까지도 읊조렸다는 전선시집에 실린 표제작의 일부이다. 전체적인 부분을 놓고 봤을 때 숙청당시 비판받았던 퇴폐주의 염전사상의 고취와는 거리가 먼 전투의욕의 고취, 적개심등이 표출된 시이지만, 인용된 부분을 통해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사랑하는 딸 혜란을 목놓아 부르는 임화의 아픔과 부성애일 것이다. 이러한 임화의 부성애는 강인하고 선이 굵은 부성애(혹은 강인한 어머니의 이미지)가 아닌 홀로 남겨진 누이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