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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탑 중에서 기억에 남는 탑을 몇 가지 이야기 해 보자면 동그란 모양의 탑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우리가 흔히 보던 네모난 모양에 지붕이 있는 탑이 아니라서 신기했다. 뿐만 아니라 몸돌에 새겨져 있는 문양이 참 특이했는데 (아마 교수님이 설명해주시지 않았다면 그냥 보고 넘어갔을 것이다.) X자나 V자, 마름모무늬 등으로 되어 있었다. 또 탑의 지붕돌이 위, 아래 모두 층급이 있는 석탑들도 여럿 있었다. 지금까지 봐오던 탑들과는 달라서 인지 더욱 신비해보였다.
운주사 답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게 뭐예요? 라고 묻는 다면 아마 나는 주저 없이 대답할 것이다. “공사바위에 올라가서 운주사의 전경을 내려다 본거요!” 가장 힘들게 올라갔기 때문일까? 힘들게 여기까지 올라온 이상 바위 위에까지 올라가서 꼭 보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참 열심히도 올라갔던 것 같다. 힘들게 올라온데 대한 포상이라도 하듯 아래로 펼쳐진 광경은 정말로 멋졌다. 길게 흘러가는 작은 물길을 따라 탑들도 불상도 제멋대로 인 듯 허나 규칙적으로 늘어서 있는 것들도 한눈에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푸른 나무와 잔디가 내 눈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중에 가족들끼리 왔을 때도 꼭 올라와 봐야겠다.
또한 운주사에는 와불이 있었는데 말 그대로 누워있는 불상이었다. 와불은 운주사 주위의 산 정상에 있었다. 이 와불과 관련된 전설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형국은 전체가 배로 되어 있는데 북쪽은 큰 산이 많아 무겁고, 남쪽은 큰 산이 적어서 가벼워 배의 균형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절에 천불천탑을 세워 균형을 잡으면 이 탑들은 돛대가 되고, 많은 부처는 사공이 되어 순항한다고 한다. 도선국사가 천불천탑을 하루 낮밤에 세우는데 마지막에 이 두 부처를 세우기 전에 날이 새, 와불로 남게 되었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