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러나 필순의 아버지와 김병화 등은 사회주의를 어지러운 일제치하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로 생각하면서 그들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일본을 부정하고, 거기에 끈질기게 저항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여 일제에 대항한다. 필순의 아버지는 그런 꿋꿋한 의지를 지켜 나가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병화도 끝내 일본 경찰에게 끌려가고 비밀조직 활동을 하던 장훈은 조직의 비밀을 지키고 동료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살까지 한다. 덕기아버지에게 순결을 잃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술집에서 일하는 홍경애도 독립운동을 도우는 일에 나서 그녀 스스로 우리 민족을 위해 한 몫을 하는 자주적인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정말 가치 있는 삶이란, 스스로 가꾼 이상을 펼치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도 일제의 탄압을 받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자세를 영화필름처럼 보여주면서 이전의 세대를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의 목표를 세워 발전하는 삶을 살라고 얘기해 준다.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있어도 마음속에 가득 품은 꿈을 이루고자 하는 자세, 그런 미래에 대한 희망이야 말로 염상섭이 이 책으로 일깨우려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물질의 풍요와 자유는 분명 행복의 필요조건임에 틀림없지만 <삼대>를 읽으며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것은 나 역시 이시대의 전형적인 학생으로 평범하게 독서실과 학원, 학교를 오가며 미래의 꿈을 꾸며 때로는 즐거움을 찾아 방황하지만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구한말과 개화기 사이의 과도기적 세대인 아버지 조상훈의 정신적 방황이 혹시 우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