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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작하며
어릴 때 내가 가장 아끼던 보물은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있던 동화책이었다. 그보다 몇 칸 위 어렸던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던 책이 바로 전 48권의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는 조선왕조500년이라는 책이었다. 왜 그렇게 길고 지루해 보이는 책을 샀냐고 물어보는 나에게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 당시에는 시리즈물이 유행이었고, 저 책은 거의 모든 집에 있는 책이거든. 그리고 조선시대에 대해서 워낙 많이 다루어지니까 조선에 관한 책이 있는 편이 좋잖아.”
당시에는 그게 정확히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가 간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대한민국의 가장 가까운 왕조이고, 그 이전의 왕조에 비해 가까운 만큼 많은 역사적 자료가 남아있기 때문에 조선 시대에 관한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등이 많이 제작되고 그런 이유로 사람들이 조선시대에 대해서 유독 관심이 많고, 다른 시대에 대해서 무지한 반면 조선시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현실도 이해가 간다. 나또한 그런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내가 몇천년 된 전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전통이었고, 내가 기억하는 ‘과거’의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