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왜 ‘개념어’인가
첫 화두를 ‘개념어’라고 발언하였지만, 이 말부터 시작하는 제 스스로가 막연하고 난감합니다. 통상적인 의미에서 개념어란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방편으로 요구되는 ‘개념’을 언어로 표현한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그런 점에서 개념 혹은 개념어란 아무래도 그 의미의 외연이 그리 확장적이지는 않습니다. 개념이라는 말보다는 인간의 의식·정신 작용 일반과 관련된다는 맥락에서 관념이라는 말에 더 호감이 갑니다. 그러나 관념은 의식·정신 작용을 뜻하기는 하지만, 그 구체적 표현 매개가 무엇인지를 나타내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일차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영역은 ‘언어’입니다. 인간의 특정한 관념이 언어와의 조응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표상)하는 방식을 지시하기 위해 ‘개념(어)’라는 말을 드린 것입니다.
관념어라는 조어가 타당하다면 더 좋겠지만 우리의 일반적 언어 관행상 관념어란 ‘의미대상을 실체로 제시하기 힘든 추상적 의미의 언어’로 이해되기 쉽다는 점에서 ‘개념어’라는 말을 부득이 하게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인간 관념의 제 형태가 언어를 매개로 표현되는 방식을 탐구하자는 것이 ‘개념(어)’ 연구라고 일단 전제합니다. 그렇다고 용어·어휘·단어 등과는 함의가 전혀 다른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닙니다. 다만 용어·어휘·단어라고만 하면 그 언어와 관련을 맺고 있는 어떤 ‘표상의 질서’―세계를 특정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그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위치 등을 규정하는 관념의 체계 혹은 질서―와의 관련성이 강조되기 어렵습니다. 그냥 ‘언어’ 혹은 언어 내적인 관계 차원에만 머물기 쉽기 때문입니다.
관념어의 어색함 때문에 개념어라고 적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언어를 통한 관념 형태의 재구성 가능성을 확인해 보려는 뜻입니다. 개념이 아니라 관념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개념은 전문적인 지식 내부로 제…
관념어의 어색함 때문에 개념어라고 적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언어를 통한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