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1-1.
<홍길동전>의 작자에 얽힌 시비의 문제와 원본 확정에 관한 문제가 중요하다.
<홍길동전>의 작자가 누구이든, 원본이 무엇이든, 이런 문제에 대해 크게 상관하지 않고 현재이본 중 어느 하나를 대상으로 논의를 전개시켜 가려는 연구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작품의 의미는 작가의식의 심리적 투사의 결과이며, 작가의식은 그가 살았던 시대상황에의 반응의 산물이다. 따라서 작가가 문제되지 않는 작품 연구는 자칫 연구의 올바른 방향성을 얻기 힘들며, 그 결과 가치의 無定見한 범람 속으로 함몰돼 버릴 우려가 있다.
마찬가지로 원본을 확정하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에, 또는 이본 하나하나도 독자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논리 때문에 원본 추정에 관한 논의를 유보시키려는 태도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
1-2.
<홍길동전>의 작자가 허균이라는 사실은 이식의 「택당집」에 근거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회의론은 제기되면서 <홍길동전>의 작자 시비 문제가 대두하기 시작했다.
이 회의론에 대한 반론도 다각적으로 제기되었는데, 택당 이식의 기록을 부정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제시되지 못하는 한 이 문제는 재론의 여지가 별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홍길동전>의 작자시비에 얽힌 논란으로 작가론의 연구는 작가의 기본적인 삶의 의식이나 문화의식을 재구하고 이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조명해 보려는 단계에까지 진전되었다.
1-3.
<홍길동전>의 원본 추정의 문제도 현재로선 해결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그것은 <홍길동전>의 원본이 아직까지 발견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서 할 수 있는 가능한 작업은 현존 이본 중 어느 것이 원작자의 의식에 가장 접근하고 있는지를 찾아내는 일이다. 따라서 <홍길동전>의 의식에 가장 접근하는 善本을 선정하는 작업이 먼저 요구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