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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여진 소설을 보면 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지닌 이러저러한 측면들이 우리 자신의 현실적 여러 모습과 부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의 인물은 우리 자신의 다양한 삶을 압축적으로 재현하면서, 우리가 살면서 겪는 여러 문제들을 환기시켜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설의 인물을 분류하고 분석해보면 우리의 현실과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을 객관적으로 정리해 볼 수도 있다.
소설사를 정리해보면, 소설의 등장인물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욕망적 존재로 활동하는 인간형, 둘째, 감정적 존재로 그려지는 인간형, 셋째, 사상적 존재로 부각된 인간형이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욕망의 문학이다. 소설에는 사건이 있어야 하는데, 인간의 욕망이 분출해내는 갈등을 사건의 핵으로 삼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주의의 산물이라 할 현대소설은 욕망의 문제를 가장 중요한 창작 재료로 삼는다. 그러므로 욕망적 존재인 인간형은 현대소설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이다. 이 사실은 우리가 현실적 삶에서 욕망을 기본적인 조건으로 삼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땅딸이 쓴 프랑스 근대소설인 [적과 흑]에는 소렐이라는 청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귀족 출신이 아닌 이 인물은 부패한 귀족 중심 사회를 개혁하려는 목표와 함께 상류층에 진입하려는 욕망을 갖는다. 그러나 일단 상류층에 들어가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히자 자신의 원대한 포부는 잊어버리고, 귀족 유부녀에게 접근하거나 귀족의 딸을 유혹하는 등 반 윤리적인 길을 걷게 된다. 이런 인물을 통하여 우리는 무조건적인 욕망이 얼마나 인간의 눈을 멀게 하는가를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애초에 가졌던 이 청년의 목표는 자신의 내면 속에서 진실 되게 추구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올바른 목표라기 보다는 욕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