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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의 인간관이 대단히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미해결의 장」의 지상에 따르면, 인간은 `박테리아`이다. 요컨대 인간이란 존재는 지구에 전혀 보탬이 안 되는 일개 병균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손창섭 문학의 등장 인물들이 보여주는 비정상성의 핵심은 동물성 또는 악마성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부정성은 `타고난 것`이라 바뀔 가능성마저 없다. 아이들을 바라보면서도 그들이 커서 지구를 갉아먹으리라는 섬뜩한 공상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거니와 아이들에게서마저도 아무런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부정적 인간관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이란 허무주의 밖에는 없다. 손창섭의 현실관 또한 이러한 인간관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으니, 「인간동물원초」 같은 작품에서 잘 나타나듯, 현실은 돈 · 섹스 · 권력 등 추악한 동물적 욕망의 충족을 위한 투쟁의 장에 불과하다. 곧 현실이란 전쟁터 그 자체인 것이다. 손창섭의 허무주의는 그런 점에서 `욕망으로서의 인간관`에 기초한 존재론적 허무주의라고 할 수 있다.1)
장용학의 허무주의는 손창섭과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다. 장용학은 언제나 역사를 원형의 반복으로 이해한…
참고문헌
1 손창섭의 문학 세계 전반에 대한 상세한 분석으로는 필자의 「전쟁 세대의 자화상 」『작가연구 』 1집,새미, 1996)을 참조하시오.
2 이분법적 세계관에 대한 좀더 자세한 비판으로는 필자의 「전후 단편소설의 세계관과 장르적 특성 」(『민족문학의 이념과 방법 ), 태학사, 1993) 중 404-418면을 참조하시오.
3 G. Lukacs, 『Solzhenitsyn 』 , 7-26면, MIT PRESS 1971.
4 1950년대 전반기 소설의 한계에 대한 상세한 분석으로는 필자의 「한국전쟁의 시공간성과 1960년대소설의 새로움 」(『한국언어문학 ) 제40집, 1998) 2장을 참조하시오.
5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는 필자의 「주체성의 복원과 성찰의 서사 」 (『1960년대 문학연구 ), 깊은샘 1998)를 참조하시오.
6 이호철, 「탈향 」 , 317면, 『현대한국문학전집』 8권, 신구문화사, 1981.
7 이범선, 「오발탄 」 , 504-505면, 『한국소설문학대계』 35권, 동아출판사, 1995.
8 시공간성의 문제가 근대소설에서 갖는 의미에 대한 상세한 해명으로는 M. 바흐친의 『장편소설과 민중언어』(전승희 외 옮김, 창작과비평사 1988) 중 「서사시와 장편소설 」을 참조하시오.
9 이범선, 「몸 전체로」, 443면, 같은 책.
10 1950년대 후반 이범선의 문학 세계 전반에 대한 설명으로는 필자의 「전후 리얼리즘의 외로운 명맥 」 (『한국소설문학대계 ) 35권 해설)을 참조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