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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천회귀(母川回歸). 연어의 특성을 한 마디로 말할 때 쓰는 말이다. 자기가 태어난 강에 와서 알을 놓고 죽는 연어를 통해 우리 인간은 삶에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은빛 연어와 눈맑은 연어의 아름다운 사랑과 숙명적인 슬픔, 그리고 그들의 꿈이 우리 가슴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는가?
강원도 강릉의 남대천 쯤일까. 새끼 연어 하나가 큰 바다로 향했고 베링해 거친 파도를 이겨내며 성숙한 몸으로 다시 돌아온다. 5년의 세월 동안 250만km의 대장정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연어는 오로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돌아오는 것이다. 알을 낳기 위해서. 그리고 죽기 위해서.
죽음은 소멸이다. 없어지는 것이다. 없어지는 것. 존재하지 않는 것은 그것 자체의 의미도 사라지는 것이 된다. 허망하고 슬프기만 한 죽음, 안타깝기만 한 죽음이 엄숙하고 고귀한 것은 새로운 생명체를 남겨놓기 때문인 것이다. 죽음은 단순한 소멸이 아니다. 자기의 존재를 남겨두고 사라지는 것이다. 자기의 존재를 남겨두기 위한 엄숙한 의식. 우리는 연어의 모천 회귀에서 그 고귀한 행위를 보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그런 아픔과 고통으로부터 탄생된 신비스러운 존재들인 것이다. 꽃잎이 떨어지는 것은 씨를 만들기 위해서, 즉 열매를 맺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자기 존재의 의미인 새로운 생명체, 즉 알을 낳기 위해서 그 멀고도 처절한 여행을 감수하는 연어들의 모습을 보고 나는 어떻게 살았는가 반성하게 된다.
연어에게는 연어의 길이 있다. 편한 계단을 두고 굳이 위험한 폭포를 뛰어오르는 연어들의 모습이 또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에서 조나단 리빙시턴 시걸은 먹을 것 얻기보다는 날기 연습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