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오이디푸스신화로 lame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저자는 우선 ‘발’이라는 소재 자체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오이디푸스라는 말 자체가 ‘발등 부은 자’ 라는 뜻이고 그의 조부인 Labadacus의 이름에도 절름발이라는 의미가 들어있으며 스핑크스의 질문도 발에 관한 것임에 주목을 하면서, 분명히 ‘발’에서부터 파생되는 일련의 사건들은 신화를 이해하는 핵심고리가 될 것임을 이야기한다. 자기 발전을 위한 자기 부정- 즉 성장을 위한 상징적 상처로서, 일단 절름발이의 의미를 해석하는 저자는 투키디데스, 비르길리우스신화에 등장하는 맨발의 영웅들을 언급하면서 위의 해석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한 개인의 성장이라는 국소적 의미를 벗어나 전사회적인 측면에서 ‘lame`의 의미를 고찰해보면 세계에 관한 인식이 더욱 더 명확하게 보여지며 이야기는 더 흥미로워진다. 기본적으로 현실과 초현실의 대립적 공간이 뚜렷하게 설정되어 있는 신화의 구조에서, 현실은 결핍의 세계로 초현실은 풍요의 세계로 인식된다. 그러나 현실과 초현실이라는 명백한 대립구도에도 불구하고 신화적 사고에서의 초현실은, 중세 기독교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배타적이고 신성한 자기만의 공간이 아니라 현실과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감각-비감각 혹은 생-사로 대립되는 두 공간은 중간자의 왕복을 통해 그 대립성을 허물어나간다. 이러한 대립성의 극복은 중간공간의 설정이나 초현실에로의 현실동화로 표현되기보다는 유한한 현실세계에 초현실의 무한세계를 접목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신화에서 그가 ‘불’을 그토록 얻고자했던 것처럼, 현실의 인간은 초현실의 풍요를 현실세계에 정착시킴으로써 현실의 결핍을 극복하고자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