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책은 오랫동안 마녀사냥 지침서로 활용됐다. `마녀의 망치`는 오로지 마법의 단죄만을 목적으로 쓰여졌다. 일단 마녀로 낙인이 찍히면 법정은 피고에게 최소한의 동정을 보일 필요가 없다. 다시 교회의 품으로 돌아올 수 없는 포기된 존재다. 마녀에 대한 체포가 이뤄지는 과정은 너무나 단순하다. 누군가의 고발이 있으면 또는 ‘세상의 소문’만으로 체포가 가능했다. 고문을 가하는데도 비명을 지르거나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경우 마녀의 징표가 되었다. 체포되면서 지나치게 놀라는 모습이 마녀의 징표로 여겨지는가 하면 지나치게 차분한 것도 마녀의 습 성으로 간주되었다. 결국 마녀로 한 번 의심을 받게 되면 마녀로 만들어지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셈이다.
내가 정말 놀랐던 부분은 마녀라는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사람들이 행한 고문 법이었다. 그 고문의 종류들을 읽고 있노라니, 일제시대에 일본이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에게 행한 고문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절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당시의 재판관들은 악마의 부하가 되었다는 최대의 증거는 악마의 집회(사바스)에 참가한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마녀 재판의 최대 목표는 사바스에 참가했다는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었다. 몸에서 마녀의 표식 찾기(잔다르크는 몸무게 미달로 마녀로 판정되었다.), 물 9.5리터를 한번에 마시기, 손톱 밑 찌르기, 발바닥 굽기, 고문대에 맞춰 신체 사이즈 늘리기 등의 잔인한 고문들이 마녀임을 확인하기 위해 가해졌다. 그래도 자백하지 않을 경우 `여자의 몸에 돌을 매달아 빠뜨려라. 그녀가 죽으면 마녀가 아니니 다행이지만, 살아나면 마녀임이 분명하니 때려 죽여야 한다.` 이것은 당시 어느 마녀 감별사의 연설이다.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고문에 못 이겨 자백을 했고, 일단 자백을 하면 사바스에 함께 있었던 다른 참가자들의 이름을 대야 했으므로, 줄줄이 마녀가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