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아, 아직은 저기에 바깥이 있다 저 바깥에 봄이 자운영꽃에 지체하고 있을 때 내 몸이 아직 여기 있어 아름다운 요좀의 한 세상을 알아본다
여기서 시인은 가장 중요한 3연의 분행에 대해 고민했을 것이다. ‘저 바깥에 봄이 자운영 꽃에 지체하고 있을 때 내 몸이 아직 여기있어 아름다운 요놈의 한 세상을 안아본다’는 여태까지 맞춰온 두운을 통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인은 두운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시행을 변형시킨다.
1행의 ‘아’, 2행의 ‘아’, 3행의 ‘저’ 그리고 3행 마지막 글자의 ‘때’에 맞춰 4행의 ‘내’를 그 아래에 맞춰쓴다. 여기서는 각운을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두운과 각운을 맞출 수 없었던 ‘몸’은 행의 중간에, 그리고 3연에서 두운을 맞춰웠던 ‘아’는 다시 행 맨 앞으로 가게 된 것이다.
아, 아직은 적에 바깥이 있다
저 바깥에 봄이 자운영꽃에 지체하고 있을 때
내 몸이 아직 여기 있어
아름다움 요놈의 한 세상을 알아본다.
이렇게 시를 분행해서 화자는 두운을 맞추려 하였으며, 또한 그동안의 시행과 달리 낯설게 표현함으로써 시상이 3연에 집중하도록 하였다.
또한 ‘내/몸’을 분행하여 나의 마음과 몸이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표현하였다. 즉 나의 마음은 저 바깥, 즉 자운영 꽃이 있는 자연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내 몸은 그곳에 머물지 못하고, 차 몰고 그곳을 휙 지나갈 뿐이다. 즉, 내 몸은 나의 정체성, 마음,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깥에 있지 못하고. 안에 머물면서 바깥을 지나칠 뿐이다. 이렇게 화자의 정체성은 분명한데 몸은 방황하고 있다. 그리하여 시인은 ‘몸’을 행의 중간에 넣어 불안정한 시의 형태를 통해 방황하고 있는 몸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다음 행의 ‘아름다운 요놈의 한 세상을 알아본다’는 다시 행 맨 앞부터 시작하여 안정적인 시행의 모습을 띄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