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실천의 덕 : 실천적으로 활동하는 이성의 기능을 잘 발휘하는 능력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천의 덕이 어떻게 생기느냐에 대해 “실천을 통하여, 즉 습관에 의하여”라고 대답한다. 예컨데 용감한 행위를 거듭함으로써 용감한 사람이 되고, 정직한 언행을 거듭함으로써 정직의 덕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덕이란 모종의 행동에로의 경향성 또는 습성인데, 그러면 어떤 행동에로의 습성인가? 여기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mesotes)라는 개념을 통해 주어진다. 사람의 감정과 욕구는 흔히 지나침과 모자람의 두 극단에로 달리기 쉽다. 양극에로 달리기 쉬운 정욕을 이성이 통제하여 중도를 얻게 함은 이성의 직분이요, 이 이성의 통제력이 언제나 어김없이 발휘되는 경향이 곧 ‘실천의 덕’이다. 비겁과 무모의 중용이 용기, 지나침과 모자람의 중용이 절제, 오만과 비굴의 중용으로서의 긍지의 덕이 있다.
중용에 있어서 특히 유의할 것은 그의 중용이 산술적 중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용이란 이것도 저것도 아닌 미지근한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도리어 가치론적 절정에 해당하는 최고의 한 점이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점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세 가지 규칙을 제시하나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것이며, 중용점 발견을 위한 논리적 원리가 아니다. 따라서 중용의 판별의 마지막 결정은 모종의 직각에 호소한다. 직각(直:직접 지, 覺:깨달을 각)이란 것은 점차적으로 이루어지는 순간 순간적으로 깨닫는다. 이는 동양의 철학자 지눌의 돈오점수(수행행동은 천천히 이루어지나 규범 실천원칙은 순간에 깨닫게 된다)와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나 중용을 직각으로써 파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우선 높은 식견, 지식이 필요하다. 식견 있는 인사의 지각력은 중용 발견의 마지막 의지처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천의 덕보다도 이론의 덕을 더 높이 평가한 근거를 우리는 그리스 철학 전반의 지성을 중심으로 하는(합리주의적 성향) 주지주의적 결부해서 이해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