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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말 걸기. 제목이 나의 주의를 끌었다. 무언가 정감 있고 따뜻한 이야기를 해줄 것 같은....... 첫 줄을 읽으면서 마음을 가다듬어 보았다. 그래. 이름이 그래서 필요했구나. 그러면서 나도 곰곰이 생각해본다.
이름. 내가 남의 이름을 얼마나 잘 불러주었던가. 저기요, 여기요, 아저씨, 아줌마, 언니, 오빠, 야, 너... 주로 남을 부를 때 쓰는 호칭인데 혹시 내가 이름보다는 이런 호칭들을 더 많이 쓰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 생각을 하며 첫 장을 읽어 나갔다.
내가 마음을 가다듬으면서까지 개대했던 내용과는 사뭇 거리가 멀었다. 도대체 이 소설에서 제대로 된 이름을 가진 사람은 언제 등장하는 거지? 주인공 이름은 누가 불러주며 이 사람은 누구의 이름을 불러주는가.
끝내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알 수 없었다. 그나마 나온 것이 박 대리. 그것도 직책일 뿐이지 이름은 아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지도 부르지도 않았다.
자신이 게으르고 타인이 자신의 삶에 개입되는 것도, 타인의 삶에 개입되는 것도 번거롭다 생각하고 단조로운 삶을 원하는 남자. 무심하고 냉정하고 타인과 연관되는 것도 싫어하는 이 남자. 그러면서 일일이 설명하고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삶에서 누군가와의 끈끈한 인연을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금은 해 보았다. 이 사람은 정말로 싫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자신의 의식 속에서의 생각이고 의식하지 못하는 곳에선 또 다른 마음은 아닌지.....
자신이 직접 개입되는 것은 싫지만 방관자가 되어 구경하는 것은 이 사람에게 하나의 재미 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자가 깨진 맥주병에 얼굴을 다칠 때도 우연히 모든 것을 다 보아 버린 탓이라고 했지만 어디서 본 듯한 그 여자를 기억해 내기 위해 이 남자는 그 전부터 관찰하…
자신이 직접 개입되는 것은 싫지만 방관자가 되어 구경하는 것은 이 사람에게 하나의 재미 였을지도 모른다는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