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흔히 신경쇠약으로 분류되는 신경증은 유전적 요인이 없더라도 성생활이 저해 받으면 유발될 수 있다. 권위자들이 신경병의 원인으로 제시하는 문명의 저해와 신경병의 형태 사이에는 일정한 대응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성적 요인을 본래적 신경증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하나의 공동체에서 성행동을 제한하는 것은 인생을 즐기는 개인의 능력을 손상시켜 삶에 대한 불안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것이 보통이고, 그래서 어떤 목적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걸 마음이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경향이 줄어들고, 그리하여 그런 공동체나 집단은 미래에 전혀 공헌하지 못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대의 문명적 성도덕이 과연 우리에게 강요하는 희생을 상쇄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 하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우리가 아직도 쾌락주의에 사로잡혀 있어서, 개인의 행복을 어느 정도 만족시키는 것을 문명 발전의 목표로 삼고 있다면, 더더욱 위와 같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개혁안을 내놓는 것은 물론 의사가 할 일이 아니다.
문명적 성도덕이 현대의 신경병 확산과 중대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개혁안이 시급히 요청된다는 주장에 지지를 보내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쟁과 죽음에 대한 고찰
전쟁터에 직접 나가 전쟁이라는 거대한 기계의 톱니가 된 전투원들을 빼고는 모두 방향 감각을 잃은 채, 자신의 힘과 능력이 억눌린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 나는 비전투원들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 되는 요인 가운데 두 가지를 골라서 다루고자 한다. 하나는 전쟁이 불러일으킨 환멸이고 또 하나는 다른 모든 전쟁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강요하는 죽음에 대한 태도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