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러나 또 한편으로 작가는, 이런 한민족 구성원 내부에서 분열, 대립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일제 시대 때부터, 아니 그 훨씬 이전부터 계속되어 오던 지주와 소작인간의 갈등 상황. 여기서부터 문제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일본인 지주들, 그들보다 더 얄미운 같은 한민족이면서도 친일의 결과 재산을 보장받고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조선인 지주들, 그들의 억압 아래서 늘 고통 받고 빼앗기기만 하면서도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많은 소작인들........ 마침내 원하던 해방이 오고, 넓은 중도 들판을 소유한 채 떵떵거리던 일본인 중도를 비롯한 많은 왜인들이 쫓기듯 자기네 나라로 떠나고, 이제 드디어 친일하던 한인 지주들은 처벌받고 우리에겐 작게나마 라도 우리네 땅이 생기겠구나, 하며 기뻐했을 그 많은 소작인들....... 하지만 미군정을 등에 업은 이승만 정부도 자신의 정치적 안정을 위해, 정작 보살펴야 할 이 많은 사람들은 또다시 버리고 민족 반역자들을 다시 정치적 요직에 앉혀 버린다. 가장 빠르게 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이 시기를 놓치고 이들을 다시 정치적 요직에 세워 둠으로써, 2000년대인 지금까지도 친일잔재청산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어찌나 분개했는지 모른다. 지금의 나도 이런 심정인데, 당시 많은 소작인들과 나라를 걱정하던 깨어있던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했을는지. 해방이 되었거나 말거나 여전히 친일했던 사람들은 이번엔 새 정부를 지원군으로 얻고 떵떵거리며 수탈을 일삼는데, 당시 왜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좌익 사상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는지, 또 이렇게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왜 우리가 하나로 뭉치기 어려웠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민족 내부에서 문제점을 찾았던 작가의 주장이 충분히 수긍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