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구지가>의 작품적 성격과 그 해석
ⅰ. 머리말
<구지가>는 그 짤막한 형태와 단순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 시가문학의 연구에서 상당히 큰 비중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아마도 그러한 까닭의 가장 큰 요인은 이 작품이 우리 시가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에 놓여있을 것이다. <구지가>의 시문학사적 의미를 캐려할 때 마땅히 앞서 해명해야할 과제는 원전이 지시하고 있는 정확한 의미의 검출이다. <구지가>의 경우, 작품의 의미 검출이란 두 가지 주안점이 필요한듯하다.
그 하나는 <구지가>의 놓여있는 정확한 작품적 위상을 밝혀내는 일이다. <구지가>가 아무리 우리 시가의 원초적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사태의 실상을 오도할 수 있는 편견에 사로잡히기 쉽다. 이런 선입견으로 말미암아 우리 시가 전통의 중심 굴레를 직접 ‘구지가적’인 데서 찾으려 한다든지, ‘구지가적’인 성격을 우리만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것’으로 인식하려 한다든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서 우리 시가의 직접적인 전통이 우리만의 고유한 것이 아닐 가능성을 함께 생각하면서 그 작품적 위상을 밝혀내야 앞으로 발전적 논의를 오도할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물론 작품 자체가 지시하는 정확한 언어적 의미를 찾는 일이다. <구지가>는 간결한 표현에고 불구하고, 언어적 의미를 축어 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특수한 문맥적 상황을 가지고 있다. 수로왕 신화의 일부로서 존립 의미를 지니고 있는 신화적 문맥, 왕의 탄강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연행되는 제의적 문맥은 <구지가>에 표현된 언어적 의미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작품해석의 열쇠들이다.
이러한 시각을 가지고 위의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구지가>가 지니고 있는 주술적 성격과 제의적 문맥의 이해에 쏟아온 여러 선학들의 노력은 대단히 값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