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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의 구분은 과연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동서양을 가르는 정확한 선이 지구상에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애초 동양과 서양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서양, 구체적으로 현재의 유럽 사회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실크로드를 통한 교역을 통해 신비로운 orient에 대한 개념이 형성되었다. 이 orient에 포함되는 사람들은 현재의 중동은 물론 인도 중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였다. 때문에 이는 구체적인 어느 문화권을 지칭하기 보다는 유럽의 동쪽에 존재하는 문화 전체를 지칭하는 일종의 보통명사로 기능해 왔다. 그런데 최근의 오리엔탈리즘 논쟁을 통해 이러한 동서의 구분이 막연한 지리적인 것이 아님이 밝혀지고 있다. 즉 서양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문화의 선진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인 orient라는 문화를 조작해 냈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서양인은 이성적이고 동양인은 감성적이라는 생각하는 것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orient의 번역어는 東洋이다. 그런데 이 東洋이라는 용어는 동아시아 사회에서 사용되던 것이 아니라 19세기말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근대화를 통해 개명했다고 생각한 일본이 아시아의 새로운 패권자로 부각되면서 기존의 중화문화권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명칭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때부터 동아시아의 주요 문화권인 중국, 일본, 한국등은 동양이라는 공통분모에 포함되면서 각각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동질적인 그 무엇으로 통합되어 버린다. 이를 통해 통일적인 아시아 제국(대동아공영권)이 성립될 수 있다는 사상적 기초가 다져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