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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있다. 고개를 돌리며 미소를 짓는다. 귀에 진주 귀고리가 달려 있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 ‘진주 귀고리 소녀’다. 미국 작가 슈발리에는 ‘북구의 모나리자’로도 불리는 이 그림 속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아 소설을 썼다. 실존 화가와 허구의 소녀의 만남으로 빚어진 이야기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화가 베르메르의 하녀로 들어갔지만 16세 소녀 그리트가 품은 그림에 대한 열망은 가려지지 않았다. 하녀와 주인으로 시작된 관계가 스승과 제자, 화가와 모델, 남자와 여자로 바뀌어 간다. 시끄러운 시장 한복판, 음식 냄새가 나는 부엌 등 17세기 네덜란드 델프트의 일상이 복원된다. 한 편의 그림이 그려지기까지 섬세한 노력에 대한 묘사도 흥미롭다. 작가는 “베르메르 그림 속의 여성들은 신비롭다. 불가사의한 무엇인가가 그 아래서 일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 ‘무엇’을 소설로 썼다.
3) 그림 속 신비한 소녀, 그 미소의 비밀은?
지금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은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왕립 미술관 소장품으로 꾸며진다. 그런데 얼마 전 열린 전시 설명회에서 덕수궁미술관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