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임금이 무리한 진군과 적장의 머리를 요구할 때의 장군의 생각이다. 이 장군은 원균의 모함을 받아서 서울로 압송되고 그곳에서 죽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임금의 장난감’이라는 표현은 냉소적인 장군의 시각-혹은 장군의 생각을 반영하고자 했던 작가의 시각-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는 무인이었고 충신이었다. 모함으로 인하여 죽을 위기에 처하고 그의 변명은 아무 소용이 없고 그가 다시 필요해서 그를 군으로 돌려 보낸다. 그는 백의종군하였고 그의 능력이 필요했기에 그를 다시 통제사로 올린, 어찌보면 간사하다고까지 여길 수 있는 조정에 대해서 그는 작은 냉소적 시각을 보이지만 결국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는 그의 무인의 정신을 드러낸다. 또한 글의 곳곳에서 ‘충’이외의 그의 무인적 가치관을 드러내는 부분이 있다.
‘사실 나는 무인된 자의 마지막 사치로서, 나의 생애에서 이기고 지는 일이 없기를 바랐다. 나는 다만 무력할 수 있는 무인이기를 바랐다. 바다에서, 나의 무(武)의 위치는 적의 위치에 의하여 결정되었다. 그러므로 나의 마지막 사치는 성립될 수 없었다. … 바다에서 나는 늘 머물 곳 없었고, 내가 몸 둘 곳 없어 뒤채는 밤에도 내 고단한 함대는 곤히 잠들었다.’
그는 승패를 가르고자 무인이 아니었다. 그저 힘을 지녔으나 힘이 없는 무인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힘이 있다는 것은 적과 승패를 필연적으로 가를 수 밖에 없다는 말과 같다. 나의 힘이 적보다 강하면 이기는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지는 것이다. 그는 승에 즐거워 하는 자도, 패에 분노하는 자도 아니었기에 그것들을 구분짓는 힘을 부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