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세 사람은 감천으로 가는 마지막 마을을 지나 퇴락한 초가 한 간, 폐가에 들어가 불을 지폈다. 떠돌이에게 폐가는 집 안, 불, 따뜻한 인간애를 느끼게 하는 집과 같은 곳이다.
감천 읍내에 도착했을 때, 영달이의 비상금으로 여비가 없는 백화에게 기차표와 찐 달걀을 사준다. 백화는 “본명은요, 이점례예요”하고 떠난다. 그러나 백화가 시골에서 마음잡고 살 수 있을는지 아무도 모른다.
두 사람은 대합실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의 노인이 삼포에는 지금 관광호텔을 짓고 공사판에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말한다. 꿈이 상실되는 장면이다.
세 떠돌이들의 관계는 점점 친밀해지다가 “폐가”를 기점으로 화합된다. 세 사람이 내적으로 가장화해로운 상태로 고조되는 곳은 ‘대합실’이다. 또 ‘대합실’은 꿈의 상실되는 곳이다.
남쪽의 고향 ‘삼포’는 아름다운, 비옥한 땅.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 열 집 정도만이 살고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곳은 육지로 변했고 바다 위로 신작로가 나고, 관광호텔을 짓는다고 공사판과 시장이 들어서고 북적거리는 곳이 되었다.
처음에 정가가 말하는 삼포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공적 상업적 장소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정가는 고향을 상실하였다. 정씨는 영달이와 똑같은 입장이 되었다. 갈 곳이 없는 자, 떠돌이가 된 것이다.
이 소설은 결국 아름다운 고향, 꿈을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객지>는 집을 떠나 객지에서 막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삼포 가는 길>은 고향과 객지의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삼포 가는 길>은 산업화가 가져다 준 결과를 그렸다. 영달과 정씨로 대변된 공사판을 찾아 떠도는 노동자는 70년대와 80년대 우리 사회에 있었던 노동자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가난이라는 지긋지긋한 굴레를 벗어버리고자 경제적 물질적 풍요를 찾아선 백화 역시 우리의 누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