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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가 민을 등록하고 파악하는 일은 지배의 수단으로써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고려시대 왕조권력의 지배력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가 바로 호구조사와 등록이다. 호적을 작성한 목적은 다음과 같다.
① 담세원의 확보 : 고려는 호적에 오른 사람들 가운데 16-59세 사이의 양인을 정(丁)이라 하여 국역을 부담하도록 하였다. 호구는 국가재정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등록하여 파악해야 국가의 토대를 충실하게 할 수 있고 동시에 민에게 부역을 공평하게 부과할 수 있다.
② 신분을 확인・유지 수단 : 양인과 천인을 구별하고, 양인에게는 관직과 역에 관련된 사항을 기록하여 신분제도를 꾸려 나가는 기초 자료가 되었다.
③ 기층사회를 조직・편제하는 근거 : 고려 초기에 호적에 등록한 곳을 본관으로 부여하고 관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이주하는 것을 금하였다. 또한 국가의 행정력이 쉽게 침투하도록 촌락지배조직을 편성하였다.
당시에는 호적에 등록되지 않고 자유로이 옮겨 다니며 부역을 부담하지 않던 부류도 있었다. 사냥・도살업 을 하거나 버들고리를 엮어 팔아 생활하던 양수척(楊水尺)・화척(禾尺)이 그들인데, 이들은 후백제 공략 시 제압하기 어려웠던 자들의 후예라거나 다른 북방민족계통으로 여겨 고려의 공민으로 보지 않았다. 그리하여 국역 부담에서 빠질 수 있었지만, 국가가 보장하는 법적 권리를 누릴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