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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법천사지 푯말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고 절터를 들여다보았다.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고, 허망한 기분도 들었다. 그냥 시골길에 방치되어 있는 공터같은 기분이고 바닥에 군데군데 있는 범상치 않은 바위들만이 이곳이 예전에 유명했던 오래된 사찰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발굴현장 주위에는 발굴된 기왓장들이 돌무덤과 같은 형태로 십여 개 정도가 쌓여있어서 그나마 사지임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도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곳인데 설마 이정도일까 하는 생각도 들때쯤, 왼편으로 현묘탑비와 대웅전이 있었을법한 넓은 지역의 발굴현장이 내 앞에 펼쳐졌다. 처음에 사전조사 할 때는 탑인줄 알았는데 와서 자세히 보니 지광국사 현묘탑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고 씌여있었다. 인터넷으로 자세히 알아보니 현묘탑비 옆에는 본래 국보 제101호인 지광국사현묘탑이 있었는데 지금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경내에 가 있다고 한다. 지광국사의 현묘탑은 오늘날 전해 오는 부도탑 가운데에서 최고 걸작품으로 꼽히고 있으며 일제강점기때 일본인이 가져간 것을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한다. 원래 탑과 탑비는 한 쌍으로 같은 곳에 세워져 있어야 하는데, 이처럼 서로 떨어져 있는걸 보니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우리나라의 문화재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외국의 박물관에 있는 현실이 머릿속에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음과제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가서 지광국사 현묘탑의 모습을 꼭 보리라고 마음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