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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선사시대 유물을 둘러보고 다음에 간 곳이 삼국시대 유물들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했는데, 유리잔이 그것이었다. 유리잔은 책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유물이어서 우선 시선이 갔고, 어찌 보면 그저 평범하게 보일 수 있지만 평범함 속에 오히려 특별함이 들어있는 듯 했다. 모양은 지금의 보통 그릇 모양과 같았는데, 지루함을 덜기 위해 표면에 약간의 구조가 들어가 있었고, 색은 재료의 특성상 투명하면서도 그 위에 진하지도 탁하지도 않은 연한 빛깔이 들어가 있어 퍽 자연스러우면서도 조화롭게 보였다. 다음에 본 것은 고려청자였는데, 고려시대 유물들 중 단연 돋보였다. 고려청자는 시원시원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는데, 길쭉한 모양과 날아갈 듯한 색의 조화 때문인 것 같았다. 고려청자의 모양은 전체적으로 길쭉하고 목 부분이 오목하게 들어가 날렵한 느낌을 주었고, 가느다란 손잡이가 전체모양과 더불어 곡선을 그리며 청자 자체에 또 새로운 구조를 더했다. 색은 비취색이라 불리는데 딱히 한 가지로는 표현할 수 없는, 단정하면서도 깨끗하고 투명하면서도 선명한 그런 색이었다. 삼국시대의 유리잔이 약간은 투박한 느낌이라면 고려청자는 단연 귀족적이고 우아한 면이 돋보였다. 집 안 가장 좋은 곳에 청자 여러 개를 진열해두고 옆에서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는 것 같았고,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 우리 선조들도 이런 유물을 만들고 지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고려청자 다음에 조선백자를 보았는데, 고려청자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우선 백자는 청자에 비해 가운데 부분이 볼록해 안정적이고 풍성한 느낌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