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키요에와 일본 현대 디자인전

그중 인상 깊었던 작품은 ‘달의 미사키’ 라는 작품이었는데 달밤에 마루 같은 곳에서 여인과 남자가 술을 마시고 있던 모습인 듯한 그림이었다. 여인은 왼쪽 구석에 있는 미닫이문에 그림자로만 표현이 되어있고 남자는 오른쪽 구석에 옷자락만 보이는 구도가 상당히 독특했다. 바닥에 있는 작은 술잔이라던지 안주, 부채 같은 작은 소품까지도 세세히 표현을 해 놓은 점도 눈에 들어왔다. 일본의 전통적인 가옥의 모양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역시 이 그림도 푸른 바닥이라던지 달밤의 은은한 색채가 돋보였다. 오래 된 그림들이라 색이 좀 누그러질 만 한데도 아직까지 곱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면서 확실한 색을 발하고 있었다. 이 그림에서는 얼굴은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그림을 보면 여성은 하얗게 남성은 붉게 피부를 표현 했는데 그것은 일본 여성들이 하얗게 하던 화장법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 밖에도 노를 젓고 있는 뱃사공의 팔 다리만 나온 구도의 그림(팔 다리의 털까지도 그려놓은 점이 기억에서 떠나질 않는다)이라든지 축제의 모습 등 일본의 서민적인 그림들과 독특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색채가 매우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