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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美)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유물 가운데 건축양식 만한 것이 또 있을까? 이 과제를 받고서 가장 먼저 생각난 곳은 바로 경복궁이었다. 내가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곳이면서도 동시에 제대로 알지 못하는 곳이기 때문에 답사 장소로서 이곳보다 더 적합한 곳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사실 처음에는 답사 장소를 다른 먼 지방의 유적지로 설정했었지만, 그저 한번 찾아가 보고 그곳에 대한 느낌을 적는다는 것은 견학문 외의 자료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흔히 멀리 있어 쉽게 손에 닿지 않는 것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내 주위에 있기에 소홀하기 쉬운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자주 망각한다. 그리고 나 역시 그 망각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고백해야겠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볍게 산책 삼아 들를 수 있는 곳이었는데도, 지금까지 내가 경복궁에 가본 적은 딱 두 번에 불과하다. 그것도 진지한 관람이나 살펴보기가 아닌, 친구와의 약속 시간을 때우기 위해 잠시 들른 휴게소 역할로써가 전부였다. 때문에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쳤던 경복궁을 구석구석 살펴보고 외국인들이 반한 우리의 궁궐은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지 그 진면목을 직접 살펴보자는 결심을 하고 어느 화창한 일요일을 택해 경복궁 견학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