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송시열이 주장하는 세도의 개념은 기존의 유자들이 주장했던 바와 일치하지만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尊周大義·春秋義理, 그리고 朱子道統을 전제로 하는 世道說을 제기하였다. 綱常論理 중심의 사회기강과 정치운영, 華夷論에 기초한 세계질서를 세도의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즉 세상이 올바로 존재하기 위한 원리로서의 세도였다. 세도를 보증하고 이끌어가야 하는 주체는 정치의 최고 주체인 군주의 책무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군주가 그럴만한 의지와 능력이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군주의 신임과 긴료들의 지지를 얻은 ‘덕망있는 유자(大人)’이 군주를 대신하여 세도를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 송시열의 생각이었다.‘天道를 천명하기 위해서는 君臣上下가 반드시 國亡身死할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송시열의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은 자연스러운 논리였고, 君主職分論·宰相論·朋黨肯定論의 논리도 이와 일치하는 것이다. 제왕이 성인다운 군주가 되어 왕도를 실현하기 위한 군주의 학문이 星學이었고 왕도를 17세기 중엽의 정치·사회에 재현한다고 할 때 그것이 바로 ‘세도’로 대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군주가 聖學을 통해서 완벽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은 군주에게 그만한 권능과 책무가 부과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군주(=聖人)의 직분은 綱常秩序의 유지 실현에 있기 때문에 綱常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는 단호히 이를 응징해야만 되었다. 즉 군주에게 부여된 천명이 바로 이 綱常秩序를 유지하고 그 論理를 실현하는 것이었다. 즉, 송시열이 기대하는 道學(王道)政治는 綱常秩序의 완벽한 실현을 지향하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