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황우석의 『나의 생명이야기』 라는 책은 감동적이다 못해 지독하게슬프다. 이 책은 동물행동학자인 최재천 교수와 함께 생명에 대한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황우석 개인의 위인전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곤궁했던 유년시절 이야기와, 오직 소 같은 우직함으로 일관한 삶, 몇 번의 인생 고비 가운데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극복해내었음을 말하는 그의 글귀는 연구과학자의 그것이라기엔 놀랍다. 그의 감성적 소구력은 일류시인의 그것을 연상 시킨다. 특히 어린 시절, 헌금 낼 돈이 없어 교회에서 벌을 선후, 송아지의 눈을 들여다보며 홀로 울분을 달랬다는 구절에서 나는 눈물이 왈칵 솟았다. 그의 선한 눈망울을 클로즈업 하며 드라마적 인물의 인생과 꿈을 말하던 언론에 나는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그리고 줄기세포가 무엇인지 알기보다는 황우석 개인의 극적아우라에 내가 열광했음을 시인한다.“월화수목금금금” 으로 대표되는 그의 성실함과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는 “불광불급(不狂不及)” 의 좌우명은 내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흔히, ‘빠’ 라고 지칭되는 지지자들은 한 개인을 위한 지지가 아니라, 어떤 한 개인으로 표상되는 정신적 가치를 추구한다. 당시 언론매체를 뜨겁게 달궈댔던 그의 영웅성과 마음을 움직인 그의 극적 구절들은 내 마음 속에서 하나의 믿음을 낳았던 것이다. 그는 한 개인이 아니라 21세기의 바이오코리아를 상징하는 하나의 정신적 지향이었다. 위기의 순간에도 카메라를 보며 멋지게 미소 지을 수 있는 그의 연기력과, 구구절절 가슴을 울리는 그의 어록들은 줄기세포의 진실규명 보다는 극적열광만을 이끌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