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865년 5월의 어느날, 수 주일동안 열병을 앓아 의식이 몽롱한 여덟 살 짜리 꼬마 유리아가 ꡒ우리는 자유다ꡓ라고 외치는 흑인가족들의 환희를 듣고 일어나 제일 먼저 취한 행동이었다. 자유가 무엇인지, 자신과 자신의 흑인 가족들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조차도 알 수 없는 아픈 꼬마에게도, 그것은 가만히 오두막에 누워 있을 수만은 없게 만드는 소식이었던 것이다. ꡐ그것ꡑ은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것이었지만 언제나 본능적으로 원해왔던 바로 ꡐ그 상태ꡑ였던 것이다.
『뿌리』의 책장을 넘기며, 나는 아련한 추억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단발머리 새까맣게 그을린 산골의 여중생들에게 지긋한 나이의 국어선생님께서는 책 한 권을 소개해 주셨다. 작가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 실제로 7대조 조상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완성한 소설이 있다고, 이 책은 그대로 한 가문의 뿌리이며, 흑인 노예제도가 이땅에 존재했었던 증거이며, 또 살아있는 미국의 역사라고…….
벌써 십 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그렇게 인생의 황혼을 맞아가던 노스승의 강권이 잊혀지지 않는다. 선생님은 무엇 때문에, 그리고 어린 우리가 어떤 것을 느끼기 바라셨기에 이 소설을 읽어보기 원하셨을까? 선생님의 설명에 감동받아 곧 손에 쥐었음에도 쉬 넘어가지 않아 포기했던 이 소설을, 10년이 지난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따라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