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소설은 나를 소설 자체만으로 그 속으로 몰입하게는 하지 못했다. 지난 번 “풍금이 있던 자리”가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종류의 소설이었다면, 이번의 것은 남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기 때문일까? 어느 정도는 그런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처음 소설을 읽어 내려갈 때는, 학교와 폭력, 사회속의 작은 사회...이런 단어들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기표라는 인물이 쓴 편지의 첫 머리 내용, “―무섭다. 나는 무서워서 살 수가 없다.”는 나에게 혼란마저도 주었다. 같은 반 아이들이 그렇게 무서워하던 기표라는 인물이 수줍음을 타는 인물로 변해가는 과정은 소설 속에서는 반길만한 상황이건만, 화자가 약간 불만에 찬듯한 말들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어느 정도의 반전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을 했었다. 그리고 그것이 기표라는 인물이 집을 나가는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마지막 말에 대한 충격은 쉽게 가시지가 않았다. 사실 이런 충격에도 불구하고, 난 이 소설을 천천히 다시 읽어야 할 필요를 느꼈다. 내가 무언가 간과하여 넘어간 것이 어느 한 부분에는 존재하리라 생각했기 떄문이다. 그리고 다시 읽고 난 지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체이다. 일인칭 시점인데도 밋밋하고 어쩌면 삭막하기도 한 문체. 뭐, 이 소설의 내용으로 봐선, 일단 이 문체는 소설과 어울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한 건 회의하는 아이들의 대화에 사용되는 문체였다. 애들이 말하는 것 같지 않은 이질감이 들었다고 해야하나?